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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2026년 8월, 전년 대비는 그대로인데 한 달치만 보면 연 4.9%입니다

by 요이 Yoii 2026.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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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에 나온 미국 물가 발표를 두고 기사 제목이 갈렸습니다. 한쪽은 물가가 제자리라고 썼고, 다른 쪽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고 썼더군요.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표에서 다른 칸을 집어 든 것뿐이었죠. 그래서 미 노동통계국이 낸 원문을 열어 숫자를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7월도 3.4%, 8월도 3.4%였습니다

미 노동통계국은 현지시간 9월 11일 오전 8시 30분에 2026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4%로, 7월과 같은 숫자가 나왔습니다.

 

같은 발표에서 계절조정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였습니다. 7월이 0.1%였으니 네 배가 된 겁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전년 대비로는 2.5%에서 2.4%로 내려갔고, 전월 대비로는 0.2%에서 0.3%로 올라갔습니다.

표 한 장 안에 방향이 다른 숫자 네 개가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같은 달을 1년으로 늘리면 4.9%가 됩니다

전년 동월 대비는 지난 12개월을 한꺼번에 담은 숫자라, 이번 달의 움직임은 12분의 1만 반영됩니다. 최근 속도를 보려면 전월 대비를 연 단위로 환산하는 편이 낫죠.

어떤 숫자를 보느냐 전체 물가 근원 물가
8월 한 달 (전월 대비) 0.4% 0.3%
이 속도가 1년 이어지면 4.9% 3.7%
최근 석 달 연율 0.4% 2.0%
전년 동월 대비 3.4% 2.4%

 

 

둘째 줄은 8월 한 달 속도가 1년 이어진다고 가정한 값입니다. 반대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을 묶어 환산하면 전체 물가는 연 0.4%까지 내려갑니다. 6월에 0.4% 하락한 것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 하나를 고르는 순간 이야기가 정해집니다. 저는 한 달치 연율은 잘 보지 않습니다. 너무 튀거든요. 석 달 연율과 전년 대비를 같이 놓고 보는 편입니다.

휘발유 한 항목이 상승분의 3분의 1을 채웠습니다

노동통계국은 8월 휘발유 가격이 3.9% 올랐고, 이 항목 하나가 월간 전체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 전체로는 한 달 새 2.1%, 1년으로는 16.3% 올랐습니다. 휘발유만 떼어 보면 1년 상승률이 27.4%입니다.

 

오른 항목이 에너지만은 아니었습니다. 항공요금이 한 달 새 2.7%, 1년으로는 23.4% 올랐고, 주거비도 7월 0.1%에서 8월 0.3%로 폭이 커졌습니다. 반대로 의료 항목은 0.2%, 자동차보험은 0.8% 내렸습니다.

 

근원 물가는 내려간 걸까요, 올라간 걸까요

2.5%에서 2.4%로 내려간 것도 근원이고, 0.2%에서 0.3%로 올라간 것도 근원입니다. 헷갈릴 수밖에 없죠.

전년 대비는 매달 작년 같은 달 숫자가 빠지고 이번 달 숫자가 들어오는 교체 작업입니다. 작년 8월이 유난히 높았다면 이번 달이 올랐어도 전년 대비 상승률은 내려갑니다. 근원이 둔화됐다는 말과 가속됐다는 말이 같은 날 나올 수 있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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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가 원화 계좌에 닿는 경로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연준의 금리 결정입니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거나 좁혀지면 원달러 환율이 움직이고, 환율은 수입 물가를 거쳐 국내 물가로 넘어옵니다. 둘째는 미국 주식입니다. 미국 지수를 담고 있다면 평가액이 바로 흔들리죠. 셋째는 한국은행입니다. 기준금리를 정할 때 들여다보는 변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리해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 물가지수의 휘발유 항목은 미국 주유소 가격입니다. 한국 기름값과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국제 유가라는 공통 원인은 있지만 국내 가격에는 유류세와 환율, 정유사 공급 시차가 따로 붙습니다. 미국 물가 기사를 국내 체감물가 기사처럼 읽는 건 좀 아쉬운 지점입니다. 담는 품목도 다르고 가중치도 다르니까요.

 

물가가 오른 사례도 알아볼까요? 김밥 물가 ..

9월 17일 새벽 3시, 그다음은 10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지시간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열립니다. 결과는 한국시간 9월 17일 새벽 3시에 나오고, 이번 회의는 점도표와 경제전망요약이 함께 공개되는 회차입니다.

 

그다음 물가 발표 날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노동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를 현지시간 10월 14일 오전 8시 30분에 내겠다고 이번 보도자료에 적어뒀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10월 22일에 있습니다.

 

세 날짜를 달력에 찍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방향을 미리 맞히려 애쓰는 것보다 확인할 날짜를 아는 쪽이 마음이 편하더군요.

이 글은 8월 지표 기준입니다. 9월 지표가 나온 뒤에 보고 계시다면 10월 14일 발표분을 함께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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