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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초 개념

공매도란? '주가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는 말이 절반만 맞는 이유

by 요이 Yoii 202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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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기사가 나오면 댓글 분위기는 늘 비슷합니다. "공매도 세력이 또 주가를 누른다", "공매도만 없으면 오른다". 저도 처음엔 그 말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조를 들여다보니 가장 먼저 막힌 질문은 따로 있더군요. 없는 주식을 도대체 어떻게 판다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공매도가 '빌려서 파는 거래'라는 점부터 봐야 합니다. 그다음에 정말 주가를 떨어뜨리는 원인인지까지 가보겠습니다.

없는 주식을 판다는 말의 진짜 뜻

공매도(short selling)는 '빌 공(空)'에 '팔 매(賣)'를 씁니다. 가진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판다는 뜻이죠. 다만 합법적인 공매도는 빈손으로 파는 게 아닙니다. 먼저 주식을 빌리고,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판 뒤, 나중에 같은 수량을 다시 사서 돌려줍니다.

 

그래서 공매도는 빌렸느냐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뉩니다.

구분 방식 합법 여부
차입 공매도 주식을 먼저 빌린 뒤 매도 합법
무차입 공매도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무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했던 틈은 결제 시점에 있었습니다. 국내 주식은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에 결제되는데, 이 사이에 주문부터 넣고 주식은 나중에 구하는 방식이었죠. 뉴스에서 말하는 '불법 공매도'는 대부분 이쪽입니다.

공매도로 판 주식은 언젠가 다시 사야 합니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맞는 쪽부터 보겠습니다. 공매도도 결국 매도 주문입니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은 내려가고, 그 주문을 누가 냈는지는 시장이 가리지 않습니다. 한 종목에 공매도가 몰리면 단기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제도도 인정합니다. 한국거래소가 공매도가 급증한 종목의 다음 날 공매도를 막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 전체가 급락할 때 거래를 멈추는 장치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입니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알아보기

 

빠진 절반은 이겁니다. 빌린 주식은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공매도로 100주를 판 사람은 언젠가 시장에서 100주를 다시 사야 하죠. 오늘의 매도 주문이 미래의 매수 주문을 예약해 두는 셈입니다. 이렇게 갚기 위해 되사는 것을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라고 부릅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근본 원인은 대개 실적, 금리, 업황 같은 곳에 있습니다. 공매도는 떨어질 것 같다는 판단을 가격에 반영하는 통로에 가깝습니다. 속도를 키울 수는 있어도, 이유 없는 하락을 혼자 만들어내는 장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매도를 걸어둔 뒤 허위 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누르는 행위도 있지만, 이건 공매도의 기능이 아니라 시세조종이라는 별개의 불법입니다.

2023년 금지의 이유는 주가가 아니라 무차입 공매도였습니다

이 오해가 오래가는 데에는 '공매도 금지' 뉴스도 한몫합니다. 금지했다는 건 나쁘다는 뜻 아닐까요?

 

국내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건 2000년대 이후 네 번입니다. 2008년, 2011년, 2020년은 시장이 크게 흔들린 위기 상황에서 안정을 위해 막은 경우였습니다. 2023년 11월 금지는 성격이 다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된 뒤, 이를 걸러낼 제도를 갖추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즉 2023년의 문제는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린다'가 아니라 '규칙을 어긴 공매도를 제때 잡아낼 수 없다'였습니다. 그래서 재개 조건도 전산 시스템이었죠. 한국거래소는 기관투자자의 잔고 정보와 매매 내역을 대조해 무차입 공매도를 점검하는 중앙점검시스템을 갖췄고, 공매도는 2025년 3월 31일 전면 재개됐습니다. 불법 공매도 벌금도 부당이득의 3~5배에서 4~6배로 올라갔습니다.

주가가 3배 오르면 공매도 손실은 얼마일까

공매도가 위험하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손실 구조에 있습니다. 1주 1만 원짜리 주식 100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100만 원어치를 샀고, 다른 사람은 100주를 빌려 팔아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대여 이자와 거래비용은 뺐습니다)

나중 주가 매수한 사람 손익 공매도한 사람 손익
0원 -100만 원 +100만 원
7,000원 -30만 원 +30만 원
10,000원 0원 0원
13,000원 +30만 원 -30만 원
20,000원 +100만 원 -100만 원
30,000원 +200만 원 -200만 원

 

계산식은 간단합니다. 공매도 손익 = (판 가격 - 되산 가격) × 수량. 주가가 3만 원이 되면 (10,000 - 30,000) × 100 = -200만 원입니다.

 

표를 세로로 읽으면 차이가 보입니다. 매수한 사람은 주가가 0원이 돼도 100만 원까지만 잃습니다. 공매도한 사람은 벌 수 있는 최대치가 100만 원인데, 잃는 쪽에는 천장이 없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만큼 손실도 계속 커지니까요. 여기에 빌린 기간만큼 대여 이자가 붙습니다.

 

파는 쪽의 손실에 한도가 없는 구조는 옵션 매도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선물옵션에 대해 알아보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리는 대주거래는 현금 기준 105%의 담보가 필요합니다. 100만 원어치를 빌리려면 105만 원을 맡겨야 하는 거죠. 주가가 오르면 갚아야 할 주식의 가치도 커지니 증권사가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고, 채우지 못하면 강제로 되사는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릅니다.

2025년 3월 31일 재개 후, 개인과 기관은 무엇이 같아졌나

금지 전에는 개인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기관은 담보비율이 낮고 상환기한도 없었으니까요. 재개와 함께 달라진 점은 이렇습니다.

항목 금지 전 개인 금지 전 기관·외국인 2025년 3월 31일 이후
담보비율
(현금기준)
120% 105% 모두 105%
상환기간 90일 제한 없음 모두 90일, 연장 포함 최장 12개월

 

대주와 신용융자 담보를 한 계좌에서 묶어 관리하는 방식을 고르면 140%가 적용된다는 점은 따로 알아둘 만합니다.

 

규칙은 같아졌지만 출발선까지 같아진 건 아닙니다. 개인이 공매도를 하려면 금융투자교육원의 사전 의무교육과 한국거래소 모의거래를 먼저 마쳐야 하고, 빌릴 수 있는 종목과 수량도 증권사가 확보한 물량 안에서 정해집니다. 이번 개편은 개인에게 문을 열어준 것이지, 위 표의 손실 구조까지 바꿔준 건 아닙니다. 그래서 공매도를 직접 해볼지보다 먼저, 내 종목에 공매도가 얼마나 쌓였는지 보는 법부터 챙기는 게 순서라고 봅니다.

 

확인 경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입니다. [통계 → 공매도 통계 → 공매도 순보유잔고] 메뉴에서 종목별 잔고와 상위 50종목을 볼 수 있고, 쓰는 증권사 앱에서도 조회됩니다. 잔고가 많다는 건 하락에 걸린 물량이 많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나중에 되사야 할 물량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매도 뉴스를 볼 때는 세 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 차입 공매도인가, 무차입 공매도인가 (불법 여부는 여기서 갈립니다)
  • 공매도 잔고가 늘고 있는가, 줄고 있는가 (줄면 누군가 되사고 있다는 뜻입니다)
  • 주가를 움직인 실적·공시가 따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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