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월급이 들어온 날, 통장 잔액보다 급여명세서를 더 오래 봤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와 실제로 들어온 숫자가 달랐고, 그 차이를 만든 줄에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적혀 있더군요. 그때는 회사가 알아서 떼고 냈으니 제가 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절반만 맞았습니다.
세금을 떼는 절차와 세금을 확정하는 절차는 따로 있습니다. 소득세가 몇 가지인지부터 보고, 어떤 경우에 제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지까지 가보겠습니다.
월급에서 뗀 소득세는 아직 확정된 세금이 아닙니다
회사가 매달 떼는 소득세는 국세청의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기준으로 어림잡은 금액입니다. 어림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올해 총 얼마를 벌지, 공제는 얼마나 받을지가 12월이 지나야 정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듬해 1월에 연말정산이 붙습니다. 1년치 실제 세금을 계산해 미리 뗀 금액과 비교하고, 많이 뗐으면 돌려주고 덜 뗐으면 더 걷습니다. 홈택스에서 자료를 받아 회사에 제출하면 회사가 대신 신고해줍니다. 소득이 근로소득 하나뿐이라면 여기서 진짜로 끝납니다.
문제는 소득이 둘 이상일 때입니다. 근로소득 외에 종합과세 대상 소득이 있으면 매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따로 해야 합니다. 프리랜서와 개인사업자가 여기 해당하고, 연말정산을 마친 직장인도 사이드잡 소득이 있으면 마찬가지입니다. 원천징수는 신고를 대신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세금을 미리 걷는 절차라서, 소득 종류가 늘어나는 순간 정산은 다시 열립니다.
소득세는 8가지, 걷는 방식은 3가지입니다
소득세는 돈을 번 방법에 따라 여덟 가지로 나뉩니다.
| 종류 | 부과 대상 | 과세 방법 |
| 근로소득 | 직장인이 받는 월급과 수당 | 종합과세 |
| 사업소득 | 자영업자, 프리랜서가 일해서 번 돈 | 종합과세 |
| 이자소득 | 예금·적금·채권에 붙은 이자 | 종합과세 |
| 배당소득 | 주식을 보유해 받은 배당 | 종합과세 |
| 연금소득 | 공적연금·사적연금에서 생긴 수익 | 종합과세 |
| 기타소득 | 원고료, 복권 당첨금 등 일시적 수익 | 종합과세 |
| 퇴직소득 |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 | 분류과세 |
| 양도소득 | 부동산·주식 등을 넘길 때 생기는 이익 | 분류과세 |

앞의 여섯 개는 한 사람이 1년간 번 소득을 전부 합쳐서 매기는 종합과세입니다. 뒤의 두 개는 따로 떼어 계산하는 분류과세고요. 퇴직금과 부동산 양도차익은 여러 해에 걸쳐 쌓인 돈인데, 이걸 한 해 소득에 몰아 합치면 누진세율이 과하게 붙습니다. 그래서 따로 계산합니다.
여기에 분리과세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때그때 세금을 떼고 끝내는 방식이라 따로 신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간 2,000만 원 이하의 이자·배당소득과 일용근로소득이 여기 들어갑니다. 적금 이자에서 세금이 빠진 채로 입금되는 것도 이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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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표준 5,000만 원이면 15%가 전부에 붙을까요
우리나라 소득세는 많이 벌수록 더 내는 누진세입니다.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에 따라 8개 구간으로 나뉘고, 이 기본세율은 종합소득세와 퇴직소득세, 양도소득세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 과세표준 | 기본세율 |
| 1,400만 원 이하 | 6% |
| 1,400만 원 초과 ~ 5,000만 원 이하 | 15% |
| 5,000만 원 초과 ~ 8,800만 원 이하 | 24% |
| 8,800만 원 초과 ~ 1억 5천만 원 이하 | 35% |
| 1억 5천만 원 초과 ~ 3억 원 이하 | 38% |
| 3억 원 초과 ~ 5억 원 이하 | 40% |
| 5억 원 초과 ~ 10억 원 이하 | 42% |
| 10억 원 초과 | 45% |
가장 많이 오해받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과세표준이 5,000만 원이면 5,000만 원 전체에 15%가 붙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구간별로 잘라서 계산합니다.
| 구간 | 금액 | 세율 | 세액 |
| 1,400만 원 이하 | 1,400만 원 | 6% | 84만 원 |
| 초과분 | 3,600만 원 | 15% | 540만 원 |
| 합계 | 5,000만 원 | - | 624만원 |
전체에 15%를 곱하면 750만 원이지만 실제로는 624만 원입니다. 126만 원 차이가 나죠. 실효세율로 따지면 12.5% 정도입니다.
하나 더 짚자면 과세표준은 연봉이 아닙니다. 연봉에서 각종 공제를 뺀 뒤 남은 금액이라, 연봉 5,000만 원인 사람의 과세표준은 5,000만 원보다 한참 아래입니다.

청년 감면 90%는 신청서를 낸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만 15세부터 34세 사이의 청년이 감면 대상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5년간 근로소득세의 90%를 깎아줍니다. 만 60세 이상, 장애인, 경력단절여성은 3년간 70%고요. 감면 한도는 과세기간별 200만 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제도를 자료를 정리하다가 알았습니다. 매달 급여명세서의 소득세 칸을 보긴 했는데, 그 숫자가 깎일 수도 있는 숫자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핵심은 자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근로자가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신청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회사가 감면 명세서를 세무서에 내야 적용됩니다. 원칙적인 제출 기한은 취업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말일이지만, 기한을 넘겨 제출해도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의 업종과 규모가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임원이나 최대주주의 가족 등은 제외되니, 대상 여부는 회사 담당자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몰라서 못 받는 구조라는 게 이 제도의 아쉬운 점입니다. 어디서도 먼저 알려주지 않고, 신청서 한 장이 없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퇴직금은 회사가, 부동산은 내가 신고합니다
분류과세되는 두 가지는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퇴직소득세는 퇴직금을 받을 때 회사가 떼고 지급하기 때문에 따로 신고하거나 낼 필요가 없습니다. 일한 기간과 퇴직급여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래 일할수록 세금을 덜 내는 구조입니다. 실수령액이 궁금하면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로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 55세 이후 퇴직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10년 차까지는 퇴직소득세의 30%를, 11년 차 이후로는 40%를 깎아줍니다.
양도소득세는 원천징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유일하게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 세금입니다. 부동산은 양도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홈택스나 관할 세무서에 예정신고를 하고, 다음 해 5월에 확정신고를 합니다. 비상장주식 등 국내주식은 양도일이 속한 반기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예정신고를 합니다. 파생상품과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예정신고가 면제되고, 연간 거래를 모아 다음 해 5월에 신고합니다. 해외주식은 양도차익이 연 250만 원을 넘으면 과세 대상입니다.
1세대가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면 양도세를 매기지 않습니다. 12억 원을 넘어도 초과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만 과세합니다.
참고로 주식·채권 투자 수익에 매기려던 금융투자소득세는 2024년 12월 10일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폐지됐습니다. 함께 처리된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으로 미뤄졌고요. 검색하다 금투세라는 단어가 나오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세금입니다.
5월에 신고할 사람인지 가르는 다섯 줄
- 소득이 근로소득 하나뿐이다 → 연말정산으로 끝
- 근로소득 외에 사업소득이나 기타소득이 있다 →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 이자·배당이 연 2,000만 원을 넘는다 → 종합과세 대상, 5월 신고
- 올해 부동산이나 주식을 넘겼다 → 예정신고 기한부터 확인
- 중소기업에 다니는 만 34세 이하다 → 감면신청서 제출 여부 확인
저는 급여명세서의 소득세 칸을 매달 그냥 넘겼습니다. 그 숫자가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중간 계산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1년에 한 번은 원천징수영수증을 직접 열어보게 되더군요.
다만 공제 항목과 대상 여부는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금액이 큰 건이라면 홈택스 자료로 확인하거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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