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가 장중에 35% 빠졌다가 25%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신용으로 산 주식이라면 다음 날 아침 팔릴까요?
반대로 이틀 뒤 주가가 거의 회복했는데, 계좌에서는 주식이 이미 빠져나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장면 모두 "빠지면 팔린다"는 생각으로는 설명이 안 되죠. 반대매매가 무엇을 기준으로, 언제, 얼마만큼 일어나는지를 계좌 하나로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현금으로 산 주식은 반토막이 나도 팔리지 않습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 갚아야 할 돈을 기한 안에 못 갚았거나, 맡긴 담보가 기준보다 모자라졌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파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조건이 두 개 붙어 있습니다.
첫째, 증권사에 진 빚이 있어야 합니다. 내 돈으로만 산 주식은 아무리 빠져도 반대매매 대상이 아닙니다. 빚은 보통 세 가지 형태입니다.
- 미수거래: 매수 금액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결제일까지 내는 초단기 외상
- 신용융자: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 산 주식이 그대로 담보가 됩니다
- 주식담보대출: 이미 가진 주식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대출
둘째, 주가가 빠진 '순간'이 아니라 정해진 시점의 평가액으로 판단합니다. 신용융자와 담보대출은 장 마감 후를 기준으로 담보가 모자란지 봅니다. 장중에 기준 아래로 내려갔어도 종가에서 다시 올라서면 그날은 넘어가는 셈이죠.
담보유지비율 140%라면 주가가 몇 % 빠질 때 깨질까?
담보가 충분한지는 담보유지비율로 봅니다.
담보유지비율(%) = 담보 평가금액 ÷ 빌린 돈 × 100
예시 계좌를 하나 정하겠습니다. 내 돈 1,000만원에 신용융자 1,000만원을 더해 주당 2만원짜리 주식 1,000주(2,000만원)를 샀습니다. 기준은 140%로 가정합니다.
| 주가 하락률 | 주가 | 평가금액 | 담보유지비율 | 현금으로만 샀다면 |
| 0% | 20,000원 | 2,000만원 | 200% | 해당 없음 |
| 10% | 18,000원 | 1,800만원 | 180% | 해당 없음 |
| 20% | 16,000원 | 1,600만원 | 160% | 해당 없음 |
| 30% | 14,000원 | 1,400만원 | 140% (경계) | 해당 없음 |
| 35% | 13,000원 | 1,300만원 | 130% (미달) | 해당 없음 |
빚을 절반 섞은 계좌는 30%를 넘게 빠지면 선이 깨집니다. 같은 주식을 현금으로만 샀다면 마지막 열처럼 어느 행에서도 반대매매가 없습니다.
140%는 설명용 숫자이고, 실제 기준과 담보로 인정하는 범위는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릅니다.
월요일 종가로 판정하고, 수요일 9시에 체결합니다

"회복했는데 왜 팔렸지?"의 답은 여기 있습니다. 판정하는 날과 파는 날이 이틀 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 구분 | 출발점(D) | 기한 | 반대매매 실행 |
| 미수거래 | 주식을 산 날 | D+2 결제일까지 미수금 납부 | D+3 장 시작 전 동시호가 |
| 신용융자 | 종가 기준 담보 부족한 날 | D+1 추가 담보 요청 | D+2 장 시작 전 동시호가 |
| 주식담보대출 | 위와 같음 | 위와 같음 | 보통 D+2, 실행 시간은 상품마다 다름 |
예시 계좌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월요일 종가가 13,000원이면 비율이 130%입니다. 화요일에 증권사가 문자·전화·앱 알림 등 투자자가 정한 방법으로 추가 담보를 요청합니다. 기한까지 채우지 못하면 수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사이 동시호가에 매도 주문이 들어가고, 9시에 한 가격으로 체결됩니다. 이때 투자자는 가격을 고를 수 없습니다.
수요일 오후에 주가가 반등해도 이미 끝난 일입니다. 판정은 월요일 종가였고, 체결은 수요일 아침이었으니까요.
반대매매에서 확실히 벗어나는 방법은 기한 전에 돈이나 담보를 채우는 것입니다. 화요일에 주가가 오르기만 해도 대상에서 빠지는지는 증권사 약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급락장에서 시장 전체를 멈추는 장치는 따로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
모자란 돈은 71만원인데 275주가 팔리는 계산
얼마나 팔리는지는 두 단계에서 커집니다.
첫 번째 단계는 주식을 팔아서 갚으면 담보도 같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현금 71만원을 넣으면 빚이 928만원대로 내려가 140%가 회복됩니다. 하지만 주식을 팔아 갚으면 분자와 분모가 함께 줄어서 250만원어치를 팔아야 같은 비율이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할인가입니다. 수량은 현재가가 아니라 전일 종가 등에서 일정 비율 할인한 가격으로 계산합니다. 장이 열리자마자 확실히 팔리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 단계 | 계산 | 결과 |
| 현금으로 메울 때 필요한 돈 | 1,000만 − 1,300만 ÷ 1.4 | 약 71만원 |
| 주식을 팔아 갚을 때 필요한 매도액 | (1,300만 − S) ÷ (1,000만 − S) = 1.4 | 250만원 |
| 전일 종가 13,000원으로 센 수량 | 250만 ÷ 13,000 | 193주 |
| 30% 할인가 9,100원으로 센 수량 | 250만 ÷ 9,100 | 275주 |
| 시가 13,000원에 체결된다면 | 275 × 13,000 | 357만 5천원 |
모자란 건 71만원이었는데 357만원어치가 나가는 구조입니다. 증권사가 '부족 금액'을 어떻게 잡는지와 할인율은 증권사와 상품마다 다르니, 위 표는 원리를 보는 용도로만 써주세요.
반등해도 돌아오지 않는 192만 5천원
저는 신용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구조를 따라가다 보니, 겪었다면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손실 금액보다 더 아픈 건 순서였을 것 같습니다. 내가 판 게 아니라 9시 전에 팔렸고, 그 뒤에 오르는 차트를 지켜봐야 하니까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팔린 275주가 나중에 2만원으로 돌아오면, 그 주식으로 되찾을 수 있었던 금액은 275 × 7,000 = 192만 5천원입니다. 버텼으면 회복됐을 몫이 반대매매 한 번으로 확정 손실이 됩니다.
끝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판 돈이 빚보다 적으면 모자란 금액은 미수채권으로 남아 연체이자가 붙고, 연체정보가 등록될 수 있습니다. 미수거래에서 결제일까지 돈을 채우지 못하면 계좌가 미수동결 계좌로 지정되어, 이후 30일 동안 모든 증권사에서 미수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빚을 낸 주식에서는 "버티면 회복한다"는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버틸지 말지를 정하는 권한이 내가 아니라 약관에 있기 때문이죠.
신용·미수를 쓰기 전 체크리스트 5개
- 지금 계좌에 미수·신용·주식담보대출 중 하나라도 있는가
- 내 증권사의 담보유지비율 기준과 반대매매 할인율을 약관에서 봤는가
- 주가가 몇 % 빠지면 기준 아래로 가는지 위 표처럼 계산해봤는가
- 추가 담보 요청을 받을 연락처와 앱 알림이 살아 있는가
- 기한 안에 넣을 수 있는 현금이 따로 있는가
알림 항목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금융감독원이 소개한 분쟁 사례 중에는 투자자가 증권사 번호를 차단해 안내를 못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시장 전체의 반대매매 규모는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의 '증시자금추이'에서 날짜별로 볼 수 있습니다. 내 계좌 내역은 이용 중인 증권사 앱의 체결 내역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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