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초개념6 선물 옵션이란? 산 사람과 판 사람의 손실 한도가 다른 이유 선물과 옵션을 설명하는 글을 몇 개 읽다 보면 거의 같은 문장에서 끝납니다. "옵션은 손실이 프리미엄으로 제한된다"는 문장이죠. 그런데 이 말은 옵션을 산 사람에게만 맞습니다. 판 사람의 손실에는 한도가 없습니다. 같은 계약인데 한쪽은 최대 손실이 계산되고 다른 쪽은 계산되지 않는다는 게 처음엔 잘 이해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손익이 갈리는 지점부터 순서대로 확인해 봤습니다.의무를 사면 선물, 권리를 사면 옵션입니다선물(futures)은 미래의 정해진 날에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 자산을 사고팔기로 지금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옵션(options)은 그렇게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사고파는 계약이고요. 둘 다 기초자산의 가격에서 값이 나오는 파생상품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파생상품이 증권과 어디서 갈리는.. 2026. 9. 8. 공공재와 공유자원, 회사 주차장은 어느 쪽일까요 전에 다니던 사무실 주차장이 딱 그랬습니다. 직원이면 누구나 공짜로 댈 수 있는데 자리는 열댓 개뿐이라, 아홉 시를 조금만 넘겨도 빈칸이 없었죠. 휴게실 소파도 사정이 같았습니다. 회사가 돈 들여 마련해 뒀고 아무도 못 쓰게 막지 않는데 늘 모자란 것. 이런 걸 두고 흔히 "공공재라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정확히는 반대입니다. 공공재를 가르는 기준부터 확인하고, 이 주차장이 왜 옆 칸에 놓이는지까지 가보겠습니다. 회사 주차장은 공공재가 아니었습니다'공공'이라는 말이 앞에 붙어 있다 보니 대개 이렇게 이해합니다. 정부가 만들었으면 공공재, 돈 안 내고 쓰면 공공재라고요. 둘 다 아닙니다. 경제학에서 공공재를 가르는 기준은 누가 만들었느냐도 아니고 값이 얼마냐도 아닙니다. 그 재화가 가진 성질 하나만 봅.. 2026. 8. 23. 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 좋은 쪽도 왜 '실패'라고 부를까 윗집이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한 3주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낮에는 드릴 소리, 저녁에는 짐 옮기는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그 집 입장에서는 낡은 집을 고치는 정상적인 일이었죠. 그런데 그 3주 동안 제가 겪은 불편에 대해서는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고, 저도 청구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걸 시장실패라고 부르는지를 다룹니다. 민폐와는 어디가 다를까외부효과(externality)를 처음 접하면 남에게 민폐 끼치는 행위쯤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죠. 그런데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에는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제3자가 받은 영향이 의도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윗집이 저를 괴롭히려고 공사를 한 게 아닙니다. 배달 오.. 2026. 8. 21. 죄수의 딜레마, 둘이 합의하면 되는데 왜 안 될까 저는 이 개념을 현실에서 당해보고 배운 게 아닙니다. 책에서 먼저 만났죠. 그런데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남는 질문이 하나 있더군요. 둘 다 입을 다물면 각자 1년, 둘 다 자백하면 각자 5년입니다. 그러면 만나서 "우리 둘 다 입 다물자" 한마디만 맞추면 끝나는 문제 아닌가요. 저는 이 지점이 제일 안 잡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죄수의 딜레마가 성립하는 조건, 합의가 왜 버티지 못하는지, 그리고 "경쟁이 붙었으니 죄수의 딜레마"라는 흔한 말이 어디서 어긋나는지를 순서대로 봅니다. 숫자를 먼저 깔아둡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공범으로 의심되는 두 사람을 따로 불러 조사합니다. 서로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조건은 넷이죠. 둘 다 침묵하면 각자 징역 1년.둘 다 자백하면 각자 징역 5년.한 명만 자백하면 자.. 2026. 8. 17. 증권과 파생상품 차이, 갈림길은 딱 두 번뿐이었습니다 (금융상품 기초 지식) 금융시장에 발을 들이려면 최소한 지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종목을 고르기 전에 내가 사려는 게 대체 무슨 종류의 물건인지는 알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기초부터 뒤져봤는데, 초반에 유독 오래 막힌 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증권과 파생상품을 가르는 선이 어디냐는 것이었죠. 이 글에서는 금융상품이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 그리고 그 둘을 가르는 선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다룹니다. 목록을 외우다 막히는 이유처음에는 저도 이름을 외웠습니다. 예금, 적금, 주식, 채권, 펀드, 선물, 옵션. 이렇게 나열해두면 다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문제는 새로운 상품 이름이 나오는 순간 다시 원점이라는 겁니다. 목록에 없는 이름을 만나면 이게 어느 칸에 들어가는지 판단할 방법이 없습니다. 외운 게 기준이 아니라 .. 2026. 8. 16. 시장을 나누는 두 개의 기준, 경쟁의 정도와 거래되는 상품 생산물시장과 생산요소시장, 가계가 '파는 쪽'이 되는 순간작년에 아파트 매물을 보러 다니면서 이상한 걸 느꼈습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 집주인마다 부르는 값이 달랐죠. 그런데 주식 계좌를 켜면 정반대였습니다. 제가 얼마에 사고 싶든, 화면에 찍힌 호가 말고는 선택지가 없더군요. 둘 다 '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시장이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시장을 나누는 두 개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완전경쟁·독점·과점의 세부 이론은 분량상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시장은 장소가 아니라 '거래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따져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어떤 물건을 얼마나 만들어서 누구에게 얼마에 팔지 미리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침에 편의점에서 .. 2026. 8. 15. 이전 1 다음